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은행들 최고 실적…그래도 수익성은 美의 절반

웅탈 2021. 7. 28. 21:29

은행들 최고 실적…그래도 수익성은 美의 절반

신한금융 상반기 순이익 2.4조

KB·하나·우리·농협 이어 '역대급' 예대마진 늘고 非은행 선전 한몫자산대비이익률 0.7~0.8%대 그쳐 이자이익 의존하는 구조 탈피해야


신한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2조4438억원의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. 앞서 실적을 공개한 KB, 하나금융 등에 이어 대형 금융지주사 대부분이 상반기에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. 올 들어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타면서 주력인 은행의 이자 수익이 개선됐고, 증권사와 신용카드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수수료 수익이 급증한 덕분이다. KB, 신한, 하나, 우리, 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의 상반기 순이익은 9조3729억원이었다.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% 급증했다. 하지만 이는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의 상반기 순이익(262억달러·약 30조2610억원)의 30% 수준이다.

신한금융, 사상 첫 분기배당 할까

27일 신한금융은 이런 내용의 2021년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. 지난해 상반기 1조8055억원보다 35.4% 늘어난, 지주 출범(2001년) 이후 최대 규모의 상반기 순이익을 기록했다. ‘리딩 금융그룹’ 경쟁을 벌이는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(2조4743억원)에는 못 미쳤지만, 2분기(1조2518억원)만 보면 KB금융(1조2043억원)을 근소하게 앞질렀다.

신한금융은 은행, 보험, 증권, 카드 등 전 계열사 실적이 모두 개선된 결과라고 설명했다.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이 1조370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.2% 증가했다. 신한금융은 다음달 이사회를 열어 사상 첫 분기배당을 결정할 예정이다.

앞서 KB금융을 비롯해 하나금융, 우리금융, 농협금융, 기업은행 등은 나란히 사상 최대 상반기 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.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타면서 은행 이자 수익이 대폭 증가한 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. 코로나19 이후 갈 곳을 찾지 못한 돈이 은행으로 흘러들면서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이 늘어나 순이자마진(NIM) 개선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.

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의 2분기 말 기준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각각 53.6%, 49.0%로 1년 만에 각각 6.7%포인트, 3.5%포인트 상승했다.

비은행 계열사도 ‘효자 노릇’을 했다.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,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처럼 수년간 인수합병(M&A)으로 덩치를 불린 결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.

글로벌 금융사 수익성엔 못 미쳐

금융지주의 실적 개선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.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대출 금리를 올릴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.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관리본부장은 “기준금리가 10월께 인상된다고 보면 4분기에 은행 NIM 이 크게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”이라고 말했다.

금융지주회사들이 비은행 자회사를 확충하는 등 ‘포트폴리오 다각화’에 공들였음에도 글로벌 금융사와 비교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.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(BoA)와 JP모간체이스의 올 2분기 영업이익 대비 비이자이익 비중은 각각 52.1%, 58%를 기록해 신한금융(31.6%) KB금융(25.1%) 하나금융(29.0%) 우리금융(9.4%) 등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. 국내 은행이 예대마진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.

핵심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(ROA)만 봐도 BoA는 1.23%, JP모간은 1.29%에 달하지만 신한금융은 0.82%, KB금융은 0.77%에 그친다. 투자은행(IB)·자산관리(WM) 기반이 약한 데다 유가증권·파생상품 등 운용 부문 역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.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“국내 금융사는 수수료 수준이 낮고,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업무도 상대적으로 적다”며 “이자 이익 이외의 수익원 다변화 노력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”고 말했다.

 

 


* NIM : 순이자마진 / 수익 - 자금조달 비용 / 유가증권의 평가,매매 이익과 같은 단벌성 이익은 제외

 

* ROA : 총자산 순이익률 / (순이익(당기) % 총자산(부채+자본)) * 100

* ROE : 총자기자본 순이익률 / (순이익(당기) % 총자산(부채-자본)) * 100